피아트, 크라이슬러를 소유하고 있는 FCA그룹이 중국 자본에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FCA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해외 투자자문회사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15일(현지 시각) FCA가 보유한 지프, 램 등의 브랜드가 타 브랜드에 매각될 경우 보다 높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의 ‘숨은 가치’를 언급했다.

이에 따라 FCA의 주가는 기존 대비 8.5% 상승한 12.6달러(한화 약 1만4300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4년 피아트가 크라이슬러 인수를 발표한 이후의 최고 기록이다.

이와 함께, 해외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13일 FCA가 그레이트월, 둥펑, GAC, 지리 등의 중국 자동차 브랜드와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브랜드들과 접촉을 가졌다는 점은 브랜드 매각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하는데, FCA는 현재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공식 거부하고 있다.

FCA가 중국 브랜드에 매각될 가능성은 높다는 건 업계의 시각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그룹 회장은 최근 GM과 폭스바겐 등 브랜드를 인수할 기업을 연달아 접촉한 바 있는데, 이는 FCA가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는 지속적인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이후에도 지난 5월 가진 그룹 컨퍼런스콜에서 SUV 브랜드인 지프와 픽업트럭 브랜드 램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중국 자동차 회사들에게 FCA는 가치가 높은 매물이라는 평가다. FCA는 전 세계적으로 162개의 생산시설과 87개의 R&D센터, 그에 따른 판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 브랜드들에겐 입맛이 당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집중된 픽업트럭 사업 부문은 FCA의 대표적인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픽업트럭은 대당 8000~1만달러(911만~1139만원) 수준의 이윤을 창출하는데, FCA의 픽업 브랜드 ‘램’은 미국 시장에서 연 평균 4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브랜드 매각이 아닌 경영 구조 분리의 형태를 취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FCA는 현재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그룹 경영 구조에서 분리하고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 중인데, 지프와 램은 FCA가 가진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FCA는 최근 부품 사업 부문을 삼성에 매각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 상황”이라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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