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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순히 차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 튜닝인가?
지난 4년간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눈으로 확인할만한 가시적인 효과는 미흡했다.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의견과 함께 지난 박근혜 정부의 실책 중 하나가 아닌가 언급하기도 한다. 물론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한 정책 중 김영란법이나 단통법 등 매우 잘못된 정책도 있어서 대규모 개선이 필요한 입장이다. 그렇다고 마찬가지로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정책도 잘못된 것인가?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기대가 크고 적용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언급하는 부정적인 시각 중 여러 협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가 안 된다는 점과 완성도가 높은 최근의 차종을 고려하면 튜닝은 이제 한물간 산업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시각은 당연히 나올 수 있지만 단편만 보고 판단을 내린 결과라고 판단된다. 특히 자동차 튜닝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 정부에서 나온 배경과 지금의 결과를 유추해보고 실질적인 성장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자.
우선 자동차 튜닝산업이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배경은 필자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튜닝에 대한 인식조차 없어서 당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을 상대로 필자가 튜닝에 대한 설명과 설득을 하던 시기였다. 당연히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 튜닝 세미나 등 유일하게 필자가 튜닝 관련 활동을 해 활성화에 노력했다.
여러 자문을 하던 중에 안면이 있던 산업부 차관을 설득해 자동차 튜닝의 활성화와 그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아예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급격하게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정부에서는 창조경제의 먹거리 확보가 중요한 화두였던 만큼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진행됐다고 할 수 있다. 일사천리에 산업부 산하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가 발족됐고 전체를 진행한 필자가 회장을 맡게 됐다.
이를 시작으로 국토부가 서둘러 관제 형태로 역시 급하게 협회를 결성해 필자가 잘 아는 교수에게 맡기면서 정부 두 부서가 경쟁관계를 낳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두 협회의 통합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국토부의 흡수 통합이라는 기조 아래에서는 불가능했다. 국토부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또 하나의 협회를 발족시켜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진행과정은 필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중요한 점은 협회가 할 수 있는 역량이나 정부 지원은 전혀 없는 만큼 중앙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분명히 한계가 있고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50년간 자동차 튜닝 불모지가 단 한순간에 변모하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라 판단된다.
두 번째는 국내 자동차 튜닝이 선진국과 달리 불모지였던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튜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키우는 요소만 가득할 만큼 법적인 제제가 극대화돼 있다는 점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포지티브 정책이라는 점이다. 할 수 있는 부분만 지정하는 포지티브 정책은 다양성을 강조하는 자동차에서 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시작점을 네거티브 정책, 즉 할 수 없는 부분만 지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으로 바꾸는 정책의 전환점이 필요하다. 현재도 이 포지티브 정책은 자동차 튜닝에 그대로 적용돼 4년 전과 비교해 정리가 됐지만 그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기존 정책을 느슨하게 풀어 자동차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은 우리가 그만큼 규제에 얽매어 포지티브 정책에 익숙해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이 다양성을 강조하고 네거티브 정책으로 진행해도 전혀 안전 등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규제를 들먹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래서 자동차 튜닝은 안전, 배기가스, 소음의 3대 항목을 중심으로 철저히 규제하고 나머지 기준은 풀어주면 되는 것이다. 규제를 모두 가지고 있는 국토부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중요한 이유다. 아예 시작도 하지 않고 자동차 튜닝이 잘 되기만을 바란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한 일이 없는데 시장에서 자동차 튜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경우인 것이다.
셋째로 일각에서 언급하는 시장이 없는데 괜히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필자가 언급하던 지금의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 약 5000억 원 시장이 향후 노력 여하에 따라 4~5조원, 연관 산업인 모터스포츠도 1~2조원이 된다는 시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최대 자동차 튜닝 산업이 20조원에 이른 경우도 있었고 평균 13~14조원 정도지만 지금도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고 전문 튜닝에서 일반 튜닝으로 발전하면서 현시대에 맞는 튜닝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의 시끄럽고 비효율적인 튜닝이 아니라 이제는 친환경과 고연비, 고효율은 물론 다양한 친환경차 시대에 맞는 튜닝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도쿄오토살롱도 일반인에 의한 경차 튜닝 등으로 크게 변하고 있고 전기차 튜닝도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자동차 특화시장과 기술 개발은 물론 나만의 차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한 자동차 튜닝은 항상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자동차 튜닝산업을 별도의 산업으로 생각하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틈새 산업으로 키우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애프터마켓도 모르면서 튜닝만 키우려는 정부의 시각이나 비전문가의 시각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서 정부의 법적 제도적 한계나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알고 시장의 요구 사항이나 세계적 흐름을 인지하는 전문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자동차 튜닝산업의 현 문제점과 실태를 파악하고 전체를 보는 시각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단편적인 시각을 버리고 너무 기대도 말며, 하나하나 챙기면서 간다면 분명히 머지않아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의 활로 마련은 물론, 꽃 피는 시기가 꼭 온다고 확신한다.
김필수(자동차애프터마켓 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