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에서 LC 500 이라는 쿠페를 내놨다. 그런데 사실 국내 시장에서 쿠페는 해치백보다도 더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보니, 대개는 새로 등장했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차종이긴 하다.

그렇지만 서양에서는, 아니 이웃 일본만 해도 쿠페는 그 브랜드나 메이커의 이미지를 이끌어 가는 매우 중요한 차종이기도 하다.

물론 주력 모델이 세단인 건 변함이 없지만, 쿠페는 성능 혹은 디자인의 관점에서 대표적인 이미지 리더 역할을 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서양의 럭셔리 브랜드들 역시 대표적인 쿠페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렉서스에서 내놓은 LC는 차체 크기나 가격을 떠나 렉서스 브랜드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모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렉서스 LC모델은 매우 과격한, 아니 전위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과격하다기보다는 전위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과격함이 그다지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의 토요타, 사실 일본의 모든 메이커들이 최근에 매우 과격하고 적응이 필요한 차체 디자인을 보여 주고 있지만, 어쩌면 그게 새로운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걸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봐 온 차들의 모습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가장 무난한 기술 수준으로 만들어 진 것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이런 한계를 깨뜨리는 시도를 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모터쇼에 등장하는 다양한 콘셉트 카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양산차들은 평범(?)하다. 자동차 디자인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주변으로부터 콘셉트 카처럼 멋진 차가 왜 안 나오는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현실과 콘셉트 카는 다르다는 대답을 하곤 하지만, 필자 역시 의문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종종 콘셉트 카와 양산차의 벽을 깨는, 콘셉트 카에 가까운 느낌을 가진 전위적인 차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 예가 바로 BMW의 i8 이다.

그런데 i8도 콘셉트 카로 나온 모델과 현재의 양산 모델은 적잖이 차이가 나지만, 아무튼 ‘현존하는 미래’ 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전위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살펴보는 렉서스 LC 역시 그런 인상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헤드 램프, 유리창의 디테일이 어떻고 등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렉서스 LC의 첫 인상은 마치 콘셉트 카를 그냥 몰고 나온 느낌이다.

단지 곡선을 많이 써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다분히 도전적인 시도들이 눈에 띈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것이 도전적인 거냐고 따져 묻는다면 딱히 이거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어쩌면 백지장 한 장의 차이의 감각적 문제일 수 있지만, 그런 작은 차이들이 모이고 모여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고급 제품으로 갈수록 더욱 더 중요해 지는 측면인 건지도 모른다.

새로운 동력과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변화로 인해 미래의 자동차는 하드웨어적으로 차별화가 줄어들 거라는 예측을 바탕으로 한다면, 결국에는 디자인의 차별화로 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많은 부분에서 나오고 있다.

오늘 만나는 렉서스 LC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미래의 자동차’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게 ‘현재의 렉서스’가 지향하는 ‘고급’의 가치인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제 막 출범한 우리나라의 고급 브랜드 또한 이런 ‘소프트웨어적 차별화’로 승부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리적 품질이 좋다는 것 물론 객관적인 ‘팩트’ 일 것이지만, 사람들은 ‘팩트’ 만으로 제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그것이 실용성만을 따져야 하는 제품이 아닌, 고급 제품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설이나 역사가 그런 부분을 메워 주는 게 ‘전통적 고급 브랜드’들의 방법이겠지만, 신흥 고급 브랜드의 접근 방법은 보다 더 감각적이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찾아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마치 콘셉트 카를 그대로 양산한 것 같은 느낌으로 등장한 렉서스 LC 500은 기존의 고급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소프트웨어를 가진 새로운 고급 승용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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