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4시리즈는 BMW의 쿠페 라인업에 속하는 모델로, 쿠페를 비롯해 컨버터블과 그란쿠페, M 등 BMW 내에서 가장 많은 라인업을 지닌 모델에 속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쿠페가 44%의 판매 비중을 보이며 그란쿠페가 34%, 컨버터블이 22%의 판매 비중을 보이는데, 쿠페와 그란쿠페는 각각 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점유율이 높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본격적인 휴가를 앞둔 28일 BMW 420i 그란쿠페 모델을 부산 일대 약 90km 구간에서 시승했다.

■ 디테일 높여 완성도 강조한 디자인 감각

4시리즈는 지난 2013년 선보인 이후 올해 페이스리프트 작업을 거쳤다. 내년이면 3시리즈가 풀 체인지를 거친다는 점을 짐작컨대, 이는 현행 4시리즈의 마지막 페이스리프트라는 의미를 지닌다.

신형 4시리즈는 디테일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부 디자인은 입체적인 느낌의 LED 헤드램프를 적용했으며, 헤드램프 상단에 ‘눈썹’처럼 위치한 방향지시등은 예리한 무언가로 싹둑 베어낸 느낌을 줘서 강렬하다.

후면부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건 새롭게 디자인된 테일램프 발광체 형상이다. 기존의 가로 형태로 배치된 발광체 형상과는 달리 기하학적인 형태를 담아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외관에 임팩트를 줬다.

테일램프의 배치는 차체가 끝나는 부분보다 다소 높게 위치해 차체를 낮게 보이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낮게 깔린 자세, 소위 ‘스탠스’가 중요한 쿠페 모델에게는 잘 어울리는 디자인 포인트라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4시리즈 그란쿠페는 M 스포츠패키지, 럭셔리, 스포츠 3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는데, 시승한 모델은 크롬 포인트를 추가해 고급감을 강조한 ‘럭셔리 라인’이다.

때문에 전면부 인테이크 포인트 외곽을 따라 크롬 라인이 자리잡았으며, 측면부와 후면부에도 유사한 형태로 크롬 몰딩이 적용됐다. 역동적인 디자인 감각에 크롬을 덧댄 럭셔리라니..여간 어색한 조합이 아닐 수 없지만, 럭셔리 라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법 인기를 모으고 있는 트림이다.

인테리어도 기존 대비 고급감이 높아졌다. 공기 배출구와 도어 부분의 컨트롤 패널을 크롬 재질로 처리해 고급감을 높였으며, 공조 및 오디오 시스템 테두리도 크롬으로 마감됐다. 우레탄 소재가 사용되던 센터콘솔과 계기판, 대시보드 등엔 스티칭 패턴을 적용한 가죽 소재를 덧대 고급감은 한층 높아졌다.

■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강인함 속 부드러움 내재

시승한 420i에는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적용됐다.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84마력, 27.6kg.m의 최대토크를 뒷바퀴로 전달시킨다.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정숙성은 최고의 미덕이다. 그러나 밖에서 들을 때엔 휙휙거리는 터보엔진 특유의 의 ‘배기음’도 존재한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은 꾸준하다. 응답성을 높이고 후반부의 응답성을 떨어트리는 대신 전 구간에서 안정적인 출력을 배분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굳이 수동 변속 모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고회전 영역까지 출력을 쥐어짜내는 모습이 제법 기특하다. 뒤이어지는 변속에서 운전자의 등을 후려치는 듯한 변속충격이 느껴지는 점도 BMW가 선사하는 특유의 운전재미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때문에 일부 회전영역에서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일반적인 터보엔진 차량들과 달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런 세팅은 다소 느리고 답답하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BMW의 전형적인 그것을 연상케한다. 즉각적인 응답성과 그에 맞춰 재빨리 움직이는 차체의 거동은 ‘역시’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되내이게된다.

기존의 4시리즈는 승차감에서는 다소 불만이었으나, 신형 4시리즈는 그 부분들이 어느정도 해소됐다. 운전자의 하체를 연신 두드려대던 그 승차감 말이다. 무르게 세팅됐다는 게 아니라, 세련된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세련된 느낌이라는 건, 본연의 주행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승차감을 잘 살려냈다는 표현과도 일맥상통한다.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이 다소 느슨해지는 스포츠 플러스(Sport+) 모드에서는 어느 정도의 슬립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느끼길 원한다면 어느정도 차체의 뒤를 흐르게 하면서 주행할 수도 있다. 모두를 위한 데일리카로, 드라이빙 본연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스포츠카로도 손색이 없다.

■ BMW 420i의 시장 경쟁력은..

184마력의 출력이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특유의 하체 세팅과 가속페달의 반응을 생각한다면, 출력이 더 높은 252마력을 발휘하는 430i 라인업의 부재는 아쉽다.

그러나 그란쿠페에는 430i의 아쉬움을 달랠만한 435d 라인업이 존재한다. 무려 313마력을 발휘하는데, 디젤엔진 특유의 고효율과 강력한 토크를 체감하게 할 수 있는 모델일 것이라는 점에서 호기심도 높아진다.

420i는 그런 차였다. 술을 더 시키길 바라는, 그런 이모님들의 마음을 담은 서비스 안주를 경험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맛’만 보여주고 재미를 더 보려거든 돈을 좀 더 써야 한다는 느낌 말이다.

돈을 더 쓴다면 운전 재미가 더 큰 고출력 모델을 살 수도 있겠건만, 시승이 끝난 뒤 5800만원의 420i의 가격표가 5800만원이라는 걸 알고난 뒤 또 다른 존재가 눈에 밟혔다. 그 주인공은 기아차 스팅어였다.

[관련기사]
BMW, 공격적인 스타일 강조한 Z4 공개..출시 일정은?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