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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운행 중인 차에 고의로 부딪히는 등 교통사고 피해자 행세를 했으나 단 2건만 성공하고 나머지 범행은 미수에 그친 남성이 결국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들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상습사기와 사기미수 혐의로 이모(45)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20일 오후 7시 15분쯤 영등포구 영중로4길 한 이면도로에서 김모(42)씨가 운전하는 승용차 바퀴에 발을 갖다대 쓰러진 뒤 입원해 합의금 21만원을 받는 등 2010년부터 고의로 교통사고 피해자를 가장해 46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씨는 2010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4건의 고의적인 교통사고를 냈다.

다만, 현재까지 경찰 수사로 밝혀진 것만 놓고 보면 이씨의 범행은 단 2차례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받은 합의금은 46만원이다. 생명이나 신체 손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7년 동안 챙긴 금액이라고 보기엔 다소 적다.

이씨는 50차례 넘게 피해자를 가장해 왔지만 합의금을 뜯어내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자신의 ‘피해자 가장 사기’가 탄로날까 봐, 운전자 신고로 경찰이 출석 요구를 할 때마다 “없던 일로 하겠다”고 무마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이씨가 애초부터 위험도가 높지 않은 방식만을 고수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대부분 서행하는 차에 발이나 손등을 살짝 갖다 대는 식이었고, 골절 등 큰 부상 위험이 따르는 사고는 내지 않았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그는 고시원비, 지인과의 술값 해결 등 그때그때 생활비나 유흥비 마련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도 이씨는 고의 사고로 붙잡힌 적 있으나 벌금을 내고 쉽게 풀려났다”며 “벌금이 50만원 정도에 불과해 단속에 걸려도 큰 부담이 없다고 보고 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 등을 보면 고의 교통사고 시도가 더 많았을 것으로 보여 여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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