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의 준중형 세단 시빅은 지난 1973년 출시된 이후 전세계 160개국에서 2400만대 이상 판매된 혼다의 베스트셀러다.

시빅의 차명은 시민을 뜻하는 시티즌(Citizen)과 탈것을 뜻하는 Vehicle의 합성어로, 도시인들을 위한 저렴한 차라는 개발목표를 지니고 있다.

시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차 중 하나로 꼽히며, 특히 혼다의 주력 시장으로 지목되는 북미에서는 토요타 코롤라와 함께 베스트셀러 1,2위를 다투고 있다.

■ 최초의 시빅, 전 세계적 오일쇼크 탓에 ‘인기’

최초의 시빅은 지난 1972년 출시돼 1979년까지 생산됐다.

시빅이 출시된 시기는 국제적인 석유파동이 발생한 시긴데, 혼다는 이 때 연비 효율성을 높인 CVCC 엔진을 탑재해 높은 인기를 모았다.

CVCC 엔진은 엔진의 부연소실과 주연소실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공해물질을 최소화시켰다. 이런 탓에 CVCC 엔진은 최초의 저공해 엔진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지니고 있다.

1세대 시빅은 출시된 첫 해부터 1974년까지 3년 연속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며, 1974~1977년까지 미 환경청(EPA)으로부터 연료 효율성 1위를 인정받았다. 1973년 일본차로썬 최초로 ‘올해의 유럽차’를 수상하는 기록도 수립했다.

■ 차체 사이즈 키운..2세대 ‘슈퍼 시빅’

1979년 시빅은 2세대로 풀체인지 됐다. 2세대 시빅은 디자인 변화는 적으나,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1세대 시빅 대비 차체 사이즈를 키웠는데, 기존 대비 커진 차체 탓에 ‘슈퍼 시빅’이라는 별명이 붙은 바 있다. 1세대 시빅은 작은 차체 사이즈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높았다.

그러나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은 탓에 한세대 뒤쳐진 디자인으로 외면 받았으며, 4년만인 1983년 조기 단종되고 3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2세대 시빅은 그러나 영국에서 현지생산이 이뤄지며 일본차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생산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 디자인 경쟁력 높인 3세대 ‘원더 시빅’..라인업 확대

3세대 시빅은 1983년 출시됐다. 당시로썬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았는데, 시대를 앞선 디자인 탓에 ‘원더 시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3세대 시빅은 이런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굿 디자인’ 대상, 이탈리아 ‘피에몬테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세대 시빅은 3도어 해치백,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라인업을 갖췄는데, 이는 혼다의 MM(Man Maximum, Machine Minimum)사상을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게 혼다 측의 설명이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1.3리터, 1.5리터 엔진이 적용됐으며, 변속기는 4단 또는 5단 수동변속기와 세미오토 변속기가 옵션으로 제공됐다. 1984년에는 1.6리터 엔진 사양이 추가됐다.

■ 최초의 V-TEC 엔진 탑재한..4세대 ‘그랜드 시빅’

4세대 시빅은 1987년 출시됐다. 4세대 시빅은 3세대 시빅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계승했는데, 이는 3세대 시빅의 디자인이 높은 인기를 모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4세대 시빅 3도어 모델에는 1.6리터 DOHC 엔진이 탑재됐는데, 이 엔진은 혼다의 전륜구동 스포츠카 ‘인테그라’에도 적용된 엔진으로, V-TEC 기술이 적용됐다. 때문에 4세대 시빅을 최초의 V-TEC 엔진이 탑재된 시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여기에 5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가 제공됐으며, 옵션으로 사륜구동을 고를 수 있는 등 주행 성능 면에서도 높은 개선을 이뤘다.

■ 5세대 ‘스포츠 시빅’, 준중형의 기준 제시

5세대 시빅은 1991년 시장에 출시됐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새 V-TEC 엔진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밖에도 SRS 에어백 시스템, ABS, TCS 등을 장착해 주행 성능과 안전사양을 보강했는데, 5세대 시빅은 이런 탓에 경쟁사들의 ‘벤치마킹 카(Bench Marking Car)’ 역할을 해왔다.

5세대 시빅의 디자인은 브라질의 삼바축제를 컨셉으로 개방적이고 친근한 이미지의 차를 구현하려 했으며, 전체적인 형상은 넙치를 모티브로 했다고 전해진다. 4세대 대비 공격적인 인상이 강조된 탓에 ‘스포츠 시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 6세대 ‘미라클 시빅’.. 시빅의 본질에 집중

6세대 시빅은 1995년 출시됐다. 혼다는 6세대 시빅을 개발하며 시빅 전략팀을 신설했는데, 시빅 고객들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의 투자를 늘리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부분에는 최소한의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6세대 시빅의 키워드는 ‘원점으로의 복귀’로 질적인 면에서 기존의 시빅을 뛰어넘는 동시에 친근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6세대 시빅은 2년 미만의 개발 기간으로 화제가 됐는데, 그럼에도 당시 일본 올해의 차에 수상되는 등 경쟁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1997년에는 고성능 모델인 타입R이 최초로 등장했으며, 1.6리터 엔진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185마력을 발휘했다.

■ 7세대 ‘디멘션 시빅’, 최초의 하이브리드 탑재

7세대 시빅은 2000년 출시됐다. 당시 출시된 시빅은 높은 공간효율과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컴팩트한 구성으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시빅 모델로썬 최초로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서스펜션이 적용됐으며, 2열 탑승자를 배려한 플랫 플로어를 설계하는 등 2열 탑승자의 편의성도 높였다.

7세대 시빅에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됐는데, 1.3리터 SOHC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CVT가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의 차량이었다.

■ 8세대 시빅, 한국 시장 첫 진출 기록..

8세대 시빅은 지난 2005년 출시했으며 국내 시장에는 어코드, CR-V 대비 늦은 2006년에 소개됐다.

8세대 시빅의 디자인은 북미, 유럽, 일본 내수의 디자인이 각기 차이를 보였는데, 국내에 소개된 시빅은 일본 내수형 모델이다.

국내엔 1.3리터 하이브리드, 2.0리터 가솔린, 1.8리터 가솔린 등 3가지 라인업을 갖췄으며, 2000만원대의 가격으로 출시 첫해 판매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2009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바 있으나 이후 시빅의 국내 판매는 급감했으며, 일본 시장에서도 혼다의 소형차 ‘피트’와의 판매 간섭으로 단종됐다. 이후 시빅은 일본 시장에서 판매 하고있지 않다.

■ 9세대 시빅, 국내서 유럽형과 북미형 동시 판매

9세대 시빅은 2011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일본에서 8세대 시빅이 단종됨에 따라 혼다코리아는 이후부터 북미 생산분을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는 1.8리터 가솔린과 1.5리터 IMA(하이브리드) 두 가지 트림이 출시됐다. 특히 시빅 IMA 모델은 24.7km/ℓ의 높은 연비를 발휘했으며, 95마력의 최고출력과 13.5 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으나, 판매량은 높지 않았다.

이후 유럽형 시빅을 ‘시빅 유로’라는 이름으로 함께 판매했으나, 유럽형 시빅도 실적은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혼다코리아는 2016년 9세대 시빅의 수입을 중단했으며, 플래그십 세단 ‘레전드’도 이때 수입이 중단됐다.

■ 10세대 시빅, 국내 시장에서 ‘재도전’

10세대 시빅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력해진 주행성능, 첨단 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시빅은 익사이팅 H 디자인(Exciting H Design)을 기조로 로우 앤 와이드(Low&Wide)스타일을 적용, 전고는 20mm 낮아지고 전폭은 45mm 넓어졌으며 휠베이스는 30mm 길어져 안정감 있는 외관을 완성했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터보, 2.0리터 가솔린 등 2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는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무단자동변속기(CVT)를 탑재했다.

2017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시빅 타입 R은 최근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가장 빠른 전륜구동차로 기록된 바 있다. 시빅 타입 R의 뉘르부르크링 주파 기록은 7분 43초 8인데, 이는 역대 전륜구동 차량 중 가장 빠른 기록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혼다코리아는 올해 시빅의 판매 목표로 1000대를 제시했으며, 이번 달 사전계약 건수는 약 100여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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