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연합뉴스

카불 시내 외국대사관 및 정부청사 구역에서 5월 31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대형트럭 자폭 테러의 사망자가 90명, 부상자가 무려 40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테러의 배후와 수도 카불의 치안상태가 아직도 모두 안개 속에 싸여있다. 아프간 정부의 테러방지 능력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AP통신은 이번 자폭테러에 대한 의문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테러, 어떻게 가능했나>
수사관들은 카불에서도 가장 보안이 철저한 외교단지에 어떻게 폭약을 가득 실은 대형 유조트럭이 진입할 수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있다. 테러가 발생한 와지르 아크바르 칸 구역은 카불에서도 가장 많은 외국대사관들이 집결해있고 대통령궁을 비롯한 정부 주요 청사들이 있는 곳이다.

전 내무부 차관 미르자 모하마드 야르만드는 " 이 곳에서 테러가 일어날 줄은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다. 내가 보기에는 정부의 보안과 정보의 에러다"라고 말하고 있다. < 정부의 수도 방위 능력은? >
이번 폭탄 테러는 아프간 정부가 가장 기본적인 보안능력이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나토군이 2014년 대대적으로 철수한 이후로 무장세력들은 공세를 강화해왔다.

특히 올해 전반부는 수도 카불에 대한 테러가 잇따라 성공했으며 그 중 3월 1일의 테러는 22명의 사망자를 냈다. 3월 8일에는 군병원에 조직적 테러가 가해져 무려 50명이 피살되었다.

<범인은 누구? >
31일 밤까지도 아무도 테러를 했다고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에 이번 정도로 대규모의 테러가 벌어졌을 때에는 대개 탈레반 아니면 이슬람 국가(IS)의 현지 조직들의 소행이었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여파로 미군이 진주한 뒤 10년 이상 카불에서 게릴라전을 벌여왔고, 최근에는 IS가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에서 서로 싸우며 탈레반 출신 이탈자를 흡수해 대정부 테러를 감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탈레반은 연관을 부인했다. 야르만드 전 장관도 "탈레반은 그 정도 큰 공격을 할 능력은 없다. 그리고 그들이 했다면 분명히 했다고 밝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프간 관리들처럼 이번 테러 배후에 파키스탄 정보부가 개입되었다고 믿고 있지만, 파키스탄 측은 그런 혐의를 거듭 부인하고 있다.

< 외교적 해결책은 없나 >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아프간 정부와 텔레반의 대화는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 파키스탄의 중재로 이뤄진 회담도 허사로 돌아가 아프간과 파키스탄 두 나라 사이에 불신과 원한만 더 커졌을 뿐이다.

더욱이 탈레반이든 다른 반군 세력이든 이 번 처럼 큰 테러로 카불의 심장부를 강타하고 난 뒤로는 양측의 협상 의지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야르만드는 말했다. 특히 탈레반측은 고위층이든 하부 조직이든 협상에 나설 의사가 전혀 없으며, 당분간 탈레반은 지지자들을 위해서라도 아프간 정부와 싸울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카불(아프가니스탄)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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