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보600 직접 몰아보니
여기저기 짜깁기한 느낌이지만
차선 이탈 경보·크루즈 기능 등
다양한 편의 장치 빼놓지 않아
켄보600 국내 출시 물량 완판
밴·트럭·전기차 속속 출시 계획
전문가 "처음엔 무시했는데
막상 타보니 괜찮은 차더라"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거리를 달리는 '켄보600'의 모습. 중국산 SUV인 이 차는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완중 기자

국내에 진출한 중국산 자동차들이 뛰어난 가성비와 '신차 교환 프로그램'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중한자동차가 수입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켄보600(중국 북기은상 제작)은 가격 대비 차량 성능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켄보600(럭셔리 모델)을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도 양평 중미산까지 왕복 80여㎞를 몰아봤다. 더 전문적인 분석을 위해 폴크스바겐코리아와 페라리 등에서 일했던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겸 컨설턴트와 동승했다. 차를 타기 전 "100여대 팔리다 말겠죠"라고 했던 나 칼럼니스트는 30분 뒤 "중국 차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털어놓았다.

◇"기본기는 탄탄…고속 주행시는 미흡"

전면 그릴 디자인은 일본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비슷한 느낌이다. 내부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 패널 보드) 디자인은 인피니티, 운전대는 벤츠 '냄새'가 난다. 전체적으로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느낌이지만 나쁘지 않다. 차선 이탈 경보, 후방 경보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편의 장치도 빼놓지 않았다. 다만 마감 디테일이 부족하다. 나 칼럼니스트는 "뭔가 멋지게 보이려고 덧댄 재질들이 엉성해 마감이 허접스럽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크기만으로는 현대차의 산타페 등과 동급이다. 하지만 배기량은 1498㏄, 최고 출력은 147마력으로 현대차의 투싼(출력 177마력)급 준중형 SUV 수준이다. 공식 복합 연비는 9.7㎞/L이다.

승차감은 생각보다 괜찮다. 운전대가 가볍게 움직이고 차가 경쾌하게 나가는 느낌이다. 과속 방지 턱을 넘을 때나 커브 길에서는 차체가 흔들리거나 쏠리지 않는다. 나 칼럼니스트는 "처음엔 무시했는데 막상 타보니 주행 성능, 충격 완충 등 기본기가 괜찮은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일부 국산 소형 SUV보다 더 좋은 느낌"이라고도 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단점 일부가 드러난다. 가속 페달을 밟아 RPM이 3500 이상으로 오르면 소음이 심해진다. 엔진 소리와 함께 차체를 스치는 바람 소리도 내부로 들이닥친다. 이 차는 CVT(무단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밟은 후 차가 반응하는 시간이 조금 느리다.

이 차는 일반 모델이 1999만원, 럭셔리 모델이 2099만원이다. 투싼보다 200만~650만원 정도 저렴하다.

◇중국 차 공습 시작되나

중국 차들은 올해 높은 가성비와 과감한 마케팅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본격 두드리고 있다. 지난 2월 국내에 출시된 켄보600은 2주 만에 초도 물량 120대가 전량 판매됐고, 추가로 들여온 180여대도 사전 계약이 완료됐다. 다음 달 중 추가로 200여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지난 8일에는 중국 2대 자동차 회사인 둥펑자동차그룹의 계열사 'DFSK(둥펑쏘콘)'가 2인승 밴과 0.9t 트럭을 출시했고, 다음 달부터는 5인승 밴과 5인승 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비야디(BYD)도 작년 10월 한국 법인 설립을 마치고 올해 국내 판매를 준비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차 국내 판매량이 아직은 한 달 100여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자동차 산업 품질력과 기술력 차이는 한국의 80% 수준이지만, 5년 후에는 이 차이가 급속히 좁혀져 한국의 9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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