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 28분쯤 강원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173.6㎞ 지점에서 고속버스가 앞서가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노인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진은 처참하게 파손된 사고 승합차./연합뉴스


영동고속도로에서 앞서 달리던 승합차를 추돌해 4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고속버스 운전자가 “춘곤증으로 깜빡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 평창경찰서는 고속버스 운전자 정모(49) 씨에게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 28분쯤 강원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둔내터널 인근(인천 방면 173.6㎞ 지점)에서 앞서가던 스타렉스 승합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강모(69)·김모(70)·신모(69)·양모(69)씨 등 여성 4명이 숨지고, 운전자 윤모(64)씨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를 당한 여성 8명과 운전자 남성은 충남 당진의 같은 마을에서 계 모임을 하는 사이로, 강원도 관광을 하려고 승합차를 빌려 이날 오전 8시쯤 평창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를 찾아 스키점프센터 등을 둘러본 뒤 집으로 돌아가다 참변을 당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사고 버스는 둔내터널을 1㎞ 앞둔 지점에서 2차로를 운행 중이었고, 앞서 운행 중이던 승합차를 비롯한 차량 3∼4대는 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고 버스는 앞선 서행 차량과 달리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진행 속도 그대로 주행하다가 노인 9명이 탄 스타렉스 승합차를 들이받아 참사로 이어졌다.

사고 운전자 정 씨는 경찰에서 “식사 후 춘곤증으로 깜빡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한국도로공사 등과 합동으로 사고 버스 현장 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사고 버스의 운행기록장치와 블랙박스를 확보해 버스운전자의 졸음 여부, 사고 당시 속도 등을 확인하고 버스운전자 정 씨의 노선 운행 일정 등을 파악해 무리한 운행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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