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터널 조명

주행 중 터널로 들어서면 조명이 갑자기 주황색으로 바뀌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밝은 LED 조명이 일반화된 시대에 왜 터널 안은 아직까지 어두운 주황색 나트륨램프를 주로 사용할까.

혹자는 차가 ‘주~화아아아아앙~’하고 달리기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과학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터널 내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마어마한 양의 매연과 먼지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 주황색 불빛은 운전자의 눈에 잘 띄고 동시에 투과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또한 나트륨램프는 수은이나 할로겐램프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수명도 평균 9000시간 이상으로 할로겐램프보다 평균 1.5배 이상 길어 경제적이다.

주황색 터널 조명

이외에도 주황색 불빛은 파장이 길어 주위 차량의 움직임 파악이 쉽고, 빛이 부드러워 운전자의 눈부심을 막아준다. LED의 경우 너무 밝으면 눈부심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 주황색 불빛에 나방이나 파리 등 벌레가 많이 붙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황색 나트륨램프는 주위의 모든 색을 주황색으로 물들여 색상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앞차의 브레이크 등이 약할 경우 주황색에 묻혀 추돌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엔 브레이크 등의 붉은 빛이 강해져 이로 인한 사고가 현저하게 줄었다.

더드라이브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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