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한 테슬라

"한국시장 전기차로만 수익내기는 힘든 구조...충전소 등 인프라도 문제"
전기차의 대명사 테슬라가 15일 경기도 하남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자동차업계는 테슬라가 당장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충전소, 애프터서비스(AS), 판매거점 확보 등 문제 외에도 국내 자동차시장 환경이 전기차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살아남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테슬라의 국내 출시 차량은 '모델S' 단 한 차종으로 현재로선 다른 브랜드의 판매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가격대가 겹치는 차종들이 있지만 전기차와 일반 내연기관 차의 성격과 편의성이 큰 차이가 나 당장 테슬라로 옮겨가는 고객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충전 인프라 문제로 이제까지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대부분 소형차로, 도심 위주의 한정된 지역에서 타는 저가 전기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많지만 1억이 넘는 고가의 전기차를 도심에서만 타려고 구매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와 같은 값이라면 전국 방방곡곡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고급차들이 아직은 장점이 더 많다는 것이다. 실제 기존 완성차업체가 출시한 전기차들도 전국적으로 충전설비가 부족한 탓에 주로 제주도와 서울 등에서만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향후 대중적인 '모델3'가 국내시장에 진출한다하더라도 큰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고성능·럭셔리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들이 모델3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실제 모델3 정도의 기술력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고, 브랜드별로 현재 생산돼 판매되는 차량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판매량을 늘리려면 비교적 값이 싼 모델3의 성공이 중요한데, 사실 모델3 정도의 차는 이미 완성차업체들이 만들고 있다"며 "아직 개발중인 모델3가 내년에 한국시장에 들어올 즈음엔 아마 다른 브랜드들은 더 싼 값에 더 성능 좋은 차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내에서 자리잡은 수입차들의 경우 국내 사업자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비용 부담을 줄이는 등 협업을 통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하지만 딜러사 없이 온라인 판매방식 등을 고수하며 독자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투자와 비용을 벌어들인 수익으로 충당하거나 본사가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차업체들은 미국 본사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투자가 제대로 이뤄질지의문을 제기했다. 또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비용부담을 감당하면서 투자를 계속 해나갈지 의문을 제기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할때 막대한 비용을 내면서 오랜시간이 걸려 자리잡았다"며 "해외시장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지업체들과의 협업,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인데, 독자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가 잘 해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자동차시장 환경이 전기차 단일 품목만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수년새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당장 수익 때문이 아니라, 미래 차시장에 대비하고 엄격한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국내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국내 시스템이 완비가 덜 된 상태로 전기차만 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수익을 낼 지 의심스럽다"며 "국내업체들은 전기차 팔아서 돈은 안되지만 당장 탄소배출량 규제 등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전기차를 내놓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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