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첨부/

"더블스타 단번에 글로벌업체 부상, 국내업체와 경쟁 심화 가능성"
"채권단 경제적 관점만 고려는 단편적, 中 사드 관련 행태도 생각해야"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이어업계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업은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국내 타이어업계에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는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0일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의 지분을 갖게 돼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9부 능선을 넘으면서 업계는 이번 인수로 인해 장기적으로 타이어 산업의 지형 자체가 바뀌어 국내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더블스타가 전 세계 타이어시장 30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내로라하는 글로벌업체로 성장하면 국내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타이어 산업은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브랜드 등 통합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더블스타는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단번에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금호타이어가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 기술력, 브랜드 등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또 금호타이어의 중국내 생산시설은 물론 미국 조지아 공장 등 해외 알짜 공장들도 확보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남경과 천진, 장충 등에 생산공장을 운영으로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2000만개로 추산된다.

조지아 공장은 더블스타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될 수 있다. 더블스타 등 중국 타이어 기업들은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현지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밖에도 금호타이어는 자체 연구개발 연구소를 갖추고 전기차 타이어, 저소음 타이어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특히 중국이 사드(THAAD)를 빌미로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력 기업을 중국측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는 반발도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경제적 관점에서만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것 아닌가"라며 "국내 타이어산업 전반에 미칠 여건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 최근 중국이 사드를 계기로 보이고 있는 행태에 대한 점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도 더블스타 인수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한 직원은 "이전에 쌍용차 사태 때도 그랬지만 고용 불안 우려가 크다"며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 기술 유출, 투자 감소, 경영 부실화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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