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란트라에서부터 i20까지..현대차의 랠리 도전기 살펴보니

수입차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별도의 ‘N’ 브랜드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BMW 고성능브랜드 M의 수장이었던 알버트 비어만을 고성능차량 개발 총괄로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양새다.

현대차는 특히 고성능차 개발 역량 강화 및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홍보 목적을 위해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경기에 참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 현대차 엘란트라..호주 랠리에서 3년 연속 1위 기록

엘란트라는 아반떼의 전신으로, 지난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된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이다.

엘란트라는 미쓰비시 미라지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1.5리터 SOHC 오리온 엔진과 1.6리터 DOHC 시리우스 엔진 등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특히 1.6리터 엔진은 미쓰비시 미라지의 고성능 트림 ‘사이보그’ 모델에 장착되던 엔진으로, 최고출력 126마력을 발휘한다.

당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이 6000~6500rpm의 회전수를 발휘하던 것과 달리 엘란트라는 최대 7600rpm까지 발휘했는데, 현대차는 이에 착안해 엘란트라가 ‘고성능 세단’임을 거듭 강조했었다. 실제로 당시 최고속도가 180km/h 남짓이던 대우차 에스페로와는 달리, 엘란트라는 200km/h까지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엘란트라는 지난 1991~1993년 호주랠리 비개조 차량 부문에서 연속 1위를 거머쥐며 내구성과 성능을 입증 받았다. 당시 현대차는 엘란트라 광고에서 포르쉐를 추월하는 장면으로 보는 이들의 빈축을 샀는데, 이는 엘란트라가 호주랠리에서 포르쉐 911을 제치고 1위를 거머쥔 전례를 내포한 광고라는 설명이다.

■ 상처뿐인 영광..베르나 WRC

현대차는 지난 2000년 베르나 기반의 완전개조차로 WRC 참가를 발표하고 2001년 포르투갈 랠리에서 처음 데뷔했다.

베르나 WRC 랠리카는 베르나의 3도어 모델인 베르나 스포티를 기반으로 제작됐는데, 당시현대차는 베르나 WRC 개발을 영국 MSD사에 위탁했다.

차체 사이즈는 10cm 증대됐으며,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해야 하는 경기 규정상 당시 쏘나타 및 티뷰론에 장착되던 2.0리터 베타엔진을 기반으로 터보차져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300마력에 5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으며,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베르나 WRC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차체의 태생적 한계 탓에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이 위치할만한 공간이 부족했고, 경쟁자인 미쓰비시 랜서, 스바루 임프레자 등에 비해 최고속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지적된 것이다. 베르나 WRC의 최고 성적은 2002년 그레이트 브리튼 밸리 시즌에서의 종합 4위.

현대차는 2003년을 마지막으로 WRC에서 잠정 철수, 2007년 자체 팀을 꾸려 출전하기로 결정했으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비자금조성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되며 WRC 복귀는 사실상 무산됐다.

■ 와신상담(臥薪嘗膽)..상위권 이어 우승 노리는 현대차

지난 2012년 현대차는 WRC에 재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2013년 미디어 행사를 통해 2014년 시즌에 참가할 i20 기반의 WRC 랠리카를 공개했다.

지난 2000년 출전에서 외부 팀에 경기 출전을 위탁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현대모터스포츠’라는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남양연구소 및 현대차 계열사가 참여하는 자체 팀을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소형 해치백 i20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i20 WRC는 300마력을 발휘하는 1.6리터 TGDi 엔진을 장착했으며, 여기에 6단 시퀀셜 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다.

현대모터스포츠는 출전 첫해인 지난 2014년, 독일 랠리에서 첫 우승을 거머쥔데 이어, 2015년 시즌 종합 3위, 2016년 시즌 종합 2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현대모터스포츠는 올해 신형 레이싱카를 공개하고 우승을 목표로 시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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