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SM3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는 2000년대 초반 RSM의 SM5가 큰 인기를 얻고 있었고 상품성에서 RSM의 소비자 인지도는 높은 상태였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SM3를 출시하며 아반떼와 스펙트라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준중형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낸 것이다. 당시 제롬스톨 르노삼성 초대 사장은 SM3를 출시하며 "준중형 자동차를 보는 시각과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이유는 그 당시 아반떼XD와 스펙트라는 중형차 또는 대형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선택하는 절충적 대안으로 간주됐었다. 르노삼성은 안전사양을 강화하고 다양한 컬러와 함께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SM3를 출시해 준중형차도 이제 '내가 원하는 차'로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1세대 모델은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에 가까웠고, 2세대 모델은 르노 플루언스에 가까운 SM3는 일본 차에서 유럽 차로 세대를 거듭하며 성격이 바뀌었다. 이는 국내 소비자 취향이 2000년대 초반 일본 차에서 점차 유럽 차로 바뀌었다는 것과 맥을 함께 한다. 이는 SM3가 꾸준한 업데이트로 자생력을 키운 모델임을 의미한다.

1세대 SM3(2002~2005)

1세대 SM3는 닛산에 뿌리를 두었다. 이 모델은 닛산 '블루버드 실피'의 플랫폼을 공유했고 21개월의 개발 기간, 500여명의 기흥 연구소 직원들이 투입돼 국내시장에 맞게 새롭게 태어났다.

안전과 내구성에 중점을 둔 1세대 SM3는 역대급 명차로 기억되는 1세대 SM5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으며, 1500cc급 준중형차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을 장착했다. 사고 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2중 차체 구조도 채택해 탑승자의 안전을 강화했다.

또한, 뛰어난 내구성으로 다른 준중형차와 차별화를 두었다. SM5와 마찬가지로 반영구 타이밍체인, 스테인레스 머플러가 적용됐고 국내 준중형차 최초로 방청 보증 정책(표면 부식 3년, 관통 부식 5년)을 시행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드물었던 에폭시계 신가교 도장 및 아연합금코팅 강판 기술을 적용한 점도 큰 특징이었다.

준중형이라는 단어를 있게 한 1600cc 차종의 모태 1세대 SM3는 삼성자동차가 아닌 르노삼성자동차의 출범과 함께한 모델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해외에서 팔리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전략차종을 국내에 선보인 점 역시 큰 의미로 다가온다.

SM3 뉴 제너레이션(2005~2009)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탄생한 SM3 뉴제너레이션은 차량 전면의 V자형 디자인과 라디에이터 그릴, 날렵한 느낌의 헤드램프와 안개등, 유선형 옆 바디 라인 등으로 변화를 나타냈다. 성능상으로 엔진 회전 속도와 운전 조건에 따라 흡기 시스템을 최적화시키는 CVTC(Continuously Variable valve Timing Control) 시스템을 적용, 동력 성능과 연비를 향상시켰다. 기존 SM3 1.6 엔진 대비 최대 출력은 105마력에서 107마력으로 늘었고, 연비는 리터당 12.3km에서 12.6km로 개선됐다.

SM3 1세대와 SM3 뉴 제러레이션의 시장 반응도 좋았다. 출시 첫해인 2002년 1만6000여대를 생산한 1세대 SM3는 SM3 뉴 제너레이션을 거쳐 2010년 2세대가 나오기 전까지 총 19만3187대의 생산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SM3 Neo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2세대 뉴 SM3(2009~2012)

1세대 SM3가 출시된 지 약 6년반 만에 2009년 4월 서울모터쇼에서 2세대 SM3가 공개됐으며 2009년 7월에 출시됐다. 31개월, 3200억원이 투입된 뉴 SM3는 르노의 메간 3세대를 베이스로 했고 '플루언스'라는 이름으로 세계 83개국에서 판매가 됐다.

2세대 SM3는 전반적으로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외관은 수수했던 구형과 달리 화려한 모습으로 변모했으며 차체가 늘어나면서 실내 공간도 한층 넓어졌다. 차체 크기는 뉴 SM3 같은 준중형급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다. 1세대에서 단점이었던 작은 차체 공간은 2세대에 와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뉴 SM3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620/1810/1480mm이고 휠베이스 2700mm로 구형(4510/1705/1440mm, 2535mm) 보다 모든 면에서 커졌다. 특히 1810mm의 전폭은 중형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성능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충분한 힘을 제공하고 특히 CVT의 성능이 인상적이다. 성능 좋은 CVT 때문에 체감 연비도 뛰어났다.

뉴 SM3는 2009년 7월 정식 계약이 시작된 이후 10일 만에 총 1만5000대 이상이 계약되며 당시 아반떼와 포르테에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뉴 SM3는 한때, 준중형차 시장 점유율 25%까지 달성하기도 했으며 출시 2개월 만에 월 판매량에서 2위 포르테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당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주말 특근까지 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갔으며 소비자들도 최소 한 달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었다.

뉴 SM3 페이스리프트(2012~2014)

2세대 SM3의 디자인을 일부 개선한 수준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2012년 9월에 출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 디자인의 변화로 블랙베절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추가돼 디자인과 편의성을 높였고 가로형태의 바 하나가 있던 형태의 라디에이텉 그릴에서 메시 타입으로 그릴 디자인이 변경됐다.

뉴 SM3 페이스리프트는 기존 1세대 SM3가 가지고 있던 강점인 내구성과 안전성 그리고 승차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디자인, 연비, 편의사양 등에서 업그레이드를 이뤄냈다. 특히 경쟁차종들이 미국시장 확대를 위해 디자인에 과도하게 치중할 때, 뉴 SM3는 국내 주된 준중형 고객인 20~30대 싱글 및 가족들이 중요시하는 연비(H4Mk 엔진) 및 주행성능(X-CVT) 그리고 편의사양(전자식 파킹브레이크와 같은 당시의 첨단 편의사양)에 중점을 두고 출시했다.

더불어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스마트 커넥트' 역시 첨단 편의사양을 가진 준준형세단으로 포지셔닝하는데 한몫을 했다.

당시 고유가로 유류비가 부담인 준중형 소비자들에게 높은 연비 효율성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 결과 뉴 SM3 페이스리프트 초기 소비자 반응 역시 높은 연료 효율성에 대한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출시 첫 달 4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다음 달에는 5000대 이상 판매되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SM3 Neo(2014~)

SM3 네오는 2세대 SM3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2014년 4월에 출시됐다. SM3 네오는 르노삼성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적용됐다.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전면 그릴과 정중앙에 위치한 태풍의 눈 로고 및 LED 주간 주행등과 크롬 베젤을 하단 범퍼에 적용했고 후미등도 면발광 방식의 LED 램프와 안개등이 탑재된 콤비네이션 램프로 변경했다. 편의 장치로는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와 전방 경보 장치를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1500만원대의 가격대로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성을 개선했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준중형 세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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