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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모비스, 12시간이면 배송완료..‘물류관리=과학’
23일 오전 10시30분. 충남 아산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물류센터.
현대모비스가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는 아산을 비롯해 영주와 냉천, 울산 등 4곳이다. 아산 물류센터는 연면적 24만1402㎡(7만3024평) 규모로 4개의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이곳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국내 보수용 부품과 기아차의 수출 보수용 부품을 전담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산 물류센터의 하루 물동량은 9.5톤 트럭을 기준으로 수출 120대, 국내 180대 등 총 300대 수준이다. 물류센터에 저장된 물품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데, 수출은 20만9000개, 국내는 13만 7000개 등 총 34만6000개의 품목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신차 한 개의 차종이 출시될 때마다 이곳에는 수천~수만개에 달하는 품목이 새롭게 추가된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각각의 AS용 부품을 하나씩 찾아서 시간에 맞춰 배송한다는 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런만큼 물류는 과학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 고객만족 더하는 빠른 AS부품 공급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시장의 양적 성장이 둔화되면서 브랜드 재구매율 관리가 중요시 되었고, 이 때문에 고객들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충족시켜주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원활한 AS부품 공급과 빠른 수리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주는 요소인데,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를 타고 다니는 운전자들이 안심하게 차량을 몰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순정부품을 공급한다.
순정부품이란 생산이나 설계단계에서부터 차량이 최적의 상태로 운행될 수 있도록 제작된 부품을 의미한다. 신차 생산 시 공급되는 부품과 동일한 부품이다. 자동차는 2만여 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운행하는 고도의 기계장치이기 때문에, 고장이 났을 때에 순정부품 교환이 안전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순정부품 책임공급자로서 운전자들이 이들 순정부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 물류 망을 구축하고, 첨단 시스템으로 이를 관리 운영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에 물류 허브 역할을 하는 4개의 대형 물류센터를 두고, 이곳에서 권역별 물동량을 중앙집하한 후 일괄 분류 작업을 거쳐 전국 23개 부품사업장과 43개 정비파트로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공급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 51개의 직영 부품 창고를 운영한다.
현대모비스는 직영 부품 거점을 구축해 국내 1807개의 대리점과 해외 1만4620개 딜러에 부품을 공급한다. 수도권과 대도시, 산간벽지나 도서지역에도 순정 부품을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AS부품의 정확하고 신속한 공급을 위해 첨단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고객 청구부품 재고가 없을 경우 자동 전산 청구를 통해 부품을 공급하는 긴급부품 운송 시스템과 물류센터 입고에서부터 출하까지의 모든 작업을 PDA를 이용해 작업하는 PLUS 시스템, 수십만 가지의 보관부품을 각 부품별 수불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로케이션에 보관하는 창고최적화시스템(WOS) 등이 바로 그것이다.
추재상 아산물류센터 부장은 “이곳 아산 물류센터에서는 국내에서는 24시간 이내, 해외에는 30일 이내에 순정 부품을 공급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며 “다만 국내 대리점 등에서 긴급을 요하는 경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도 12시간 이내의 빠른 시간으로 배송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순정부품 책임공급자로서 법적 책임 공급 기간인 단산 후 8년 된 차종의 부품을 공급한다. 여기에 더 오래된 고령차의 부품들도 다수 재고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양산 차종 78개와 단산 차종 118개 총 196개 차종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부품 품목 수는 무려 201만 품목에 달한다. 단산 차종의 품목은 전체의 약 70%. 단산 차종 부품 재고량만 해도 약 2000여 억원에 이른다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이중에서도 단산 경과가 오래된 차종의 재고는 약 450억원 수준으로 이는 전체 보유 재고의 약 13%에 해당한다. 이렇게 많은 많은 단산 품목을 보관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전용창고를 따로 운영한다.
단산 부품은 또 수요가 극히 작아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에서의 부품 조달이 원활치는 않다. 이 때문에 재고의 사전 확보를 위해 연간 확정량 발주제도와 FBO(Final Buy Order)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단산 차종 부품들 가운데 고객들의 수요가 거의 없는 저순환부품들은 연간 단위로 해당 부품의 소요량을 예상해 미리 제작한다. 이 같은 연간 확정량 발주제도는 부품 조달을 용이하게 한다.
이렇게 연간 확정량 발주제도를 운영하던 저순환 부품들은 빠르게 고객들의 수요가 아예 없어지기 된다. 현대모비스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이런 부품들도 마지막 발주를 넣어 일정 부분을 재고로 보유하는데, 이것이 바로 FBO다.
현대모비스는 이들 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해당 부품이 도착하기까지의 리드 타임을 단축해 고객만족 높이면서도 재고비용 감소나 보관효율 향상 등의 효과도 동시에 누린다.
■ 아산 물류센터, 물류관리는 과학
아산 물류센터는 현대모비스가 운영중인 물류센터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최신 설비가 갖춰져 있다. 1일 평균 물동량이 9.5톤 트럭 기준으로 300대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어느정도 규모인지 예측이 가능하다.
아산 물류센터는 PDA를 활용한 물류처리 시스템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물류 창고내 부품의 저장과 출고를 비롯한 전체 작업 공정에 대해 실시간 공정처리가 가능하다. 실물과의 정보 일치화를 이룬 건 바로 PDA 활용 때문이다.
물류 창고에 들어서면 현장 직원들 손에는 들려져 있는 PDA를 볼 수 있는데, 이 PDA로 부품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부품의 수량이나 저장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2층에 올라서면 빨강 노랑 녹색으로 구성된 표시등이 보인다. 이는 아산 물류센터가 자랑하는 디저털 피킹 시스템 (DPS)으로 이 표시장치 지시에 따라 출고가 이뤄진다.
모든 선반에는 2개의 표시 장치가 설치되어 박스 번호와 부품수를 보여준다. 그날그날 출고해야 할 부품 선반에는 조명이 들어오고 표시장치의 지시에 따라 부품 출고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2’, ‘40’으로 표시가 되면 2번 박스에서 40개의 부품을 출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입구에 설치된 삼색등은 필요한 작업자 수를 나타내는데, 빨간불이면 3명, 노랑은 2명, 녹색은 1명이 작업하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최규석 아산 물류센터 물류2팀장은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별도의 숙련 없이 초보자도 쉽게 작업할 수 있게됐다”며 “이를 통해 생산성도 30%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물품 배송과 함께 재고 관리가 동시에 진행되다보니 로스율 역시 기존의 0.004%에서 0.001%로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불출된 부품은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포장 공정으로 옮겨진다. 부품이 담긴 플라스틱 바구니에도 바코드가 부착돼 있어 어떤 부품이 어디로 배송되는지 곧바로 식별할 수 있다. 포장 작업자는 역시 이 바코드를 읽고 특별 제작된 종이 박스에 담아 주문지역으로 배송한다.
물류센터의 바닥에도 비밀이 있다. 무거운 부품을 운반하는데다 선반과 선반사이의 공간이 없기 때문에 자칫 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 바닥은 강섬유강화 콘크리트(SFRC)로 시공됐다.
SFRC는 콘크리드와 강섬유를 혼합한 복합재료로 보통의 콘크리트에 비해 10배 이상 충격에 강하다. 특히 마무리 작업은 레이저를 이용, 바닥을 오차없이 평평하게 해주기 때문에 랙포커나 오더피커, 지게차, 로우리프트 등의 중장비를 이용한 물류 운반에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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