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국산차나 수입차 등 자동차 업계는 술렁인다. 자동차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한햇동안 가장 이슈를 모았던 신차중 ‘왕중의 왕’으로 불리는 ‘COTY(Car of the year)’가 선정되기 때문이다. COTY는 ‘올해의 차’를 의미한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EQ900(현지명 G90)은 최근 미국에서 ‘2017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최대의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의 차 후보에 올랐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뉴스거리임에는 분명하다.

현대차가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건 지난 2009년 제네시스(BH)에 이어 2011년 쏘나타, 2012년 아반떼, 2015년 제네시스(DH)에 이어 다섯번째이다. 이중 2009년 제네시스(BH)와 2012년 아반떼가 최종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적이 있다.

참고로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위원회는 미국과 캐나다 등 신문, 방송, 잡지, 인터넷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 57명의 투표로 선정되는데, 해당 연도에 출시된 신차들 중 승용차와 트럭, SUV 부문에서 3대씩 최종 후보를 선정한 후, 내년 1월에 열리는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최종 발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0~20여년간 자동차 분야를 취재해온 24명의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소속 전문 기자들이 모여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협회는 최근 ‘2017 올해의 차’ 최종 후보 10개 모델을 선정 발표했다.

이들 후보에는 제네시스 G80을 비롯,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기아차 K7,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6, QM6, 쌍용차 티볼리, 메르세데스-벤츠 E300, BMW 740Li, 볼보 XC90 등이 속했다.

제네시스 G80은 제네시스 출범 이후 브랜드 안착이라는 점에서, 말리부와 SM6, QM6는 쉐보레와 르노삼성의 시장 경쟁력을 더하는 대표 모델로 등극한 주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쌍용차 티볼리는 소형 SUV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이끄는 효자 모델이다. 벤츠 E300과 BMW 740Li, 볼보 XC90은 자율주행 기술 등 최첨단 안전 사양이 눈에 띈다.

■ 제네시스 G80

G80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인 EQ900에 이은 두번째 차종으로 제네시스 안착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적잖다. 정제된 디자인 감각을 지니면서도 최첨단 안전사양이 대거 적용된 고급차에 속한다. G80 3.8의 경우 최고출력 315마력에 40.5kg.m의 토크감을 유지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연비효율성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지녔다는 평가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과 주행 보향보조시스템, 보행자 인식 기능이 추가된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 등 안전성을 높인 것도 차별적이다. G80은 대형 고급 스포츠 세단이면서도 사전 계약을 실시한지 불과 18일만에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국산차 최초로 친환경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 구분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통해서 현대차 브랜드의 친환경 모습을 강화시키겠다는 전략 모델인 셈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신연비 기준으로 평균 22.4km/ℓ를 기록하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각단면의 코일 적용으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한 고효율 영구자석형 구동모터를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출발시 가속감을 높이고, 낮은 무게 중심으로 안정적인 주행과 코너링이 가능한 건 실용성을 높인다.

공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외관과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구현해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지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22개 이상의 친환경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토요타에 이어 글로벌 친환경차 2위에 오르게 된다.

■ 기아차 K7

K7은 사실상 기아차의 대표 모델로 등극한지 오래됐다. 준대형세단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그랜저가 지존으로 불려왔지만, K7 등장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적잖은 의미를 부여한다.

K7은 국산차 최초로 전륜 구동 방식을 적용한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그런만큼 부드러운 주행성능이 장점이다. 40~50대가 주로 찾는 이 세그먼트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K7은 특히 음각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는데, 이는 고급감을 더하는 요소다. 마세라티의 그것과도 비슷한 감각이지만, 나름대로 창조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도 5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안전성을 높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를 적용한 건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때문이다.

■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말리부는 중형세단이면서도 준대형급 차체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물론 실내공간도 동급 최강이다. 고성능의 터보엔진이 탑재돼 퍼포먼스가 뛰어나면서도 첨단안전장비는 대형차 뺨치는 수준이다. 디자인 감각도 쿠페형이어서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가 적극 반영됐다.

올해 4월 미디어 공개후, 8일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했었다. 한국지엠으로서는 전례없는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하학적인 스타일로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어울린다.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말리부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대거 적용된 건 장점이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을 비롯해 저속이나 고속에서의 긴급제동시스템,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융합됐다. 완전 자율주행차를 4단계로 볼 때, 말리부는 2단계에 속한다.

■ 르노삼성 SM6

삼성자동차로 시작된 르노삼성은 올해들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중형세단 SM6 때문이다. SM6는 카를로스 곤 르노 회장의 “글로벌 시장에서 D세그먼트를 공략하라”는 지시에 따라 개발된 모델이다. 르노삼성의 디자이너 등 개발자 50명이 4년간 파리에 위치한 르노연구소에서 상주하면서 공을 들여 내놓은 차다.

SM6는 1월 출시이후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5만904대가 판매됐다. 당초 목표치였던 5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2월 한달간 5000대 가까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형차 시장은 지난 30여년간 쏘나타가 독점했던 세그먼트인데, SM6가 등장하면서 이 공식은 사라지게 됐다.

세련된 디자인 감각에 효율성과 실용성이 강조된 중형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높인다. SM6는 르노삼성 브랜드의 새로운 비상(飛上)을 알리는 효자 모델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한다.

■ 르노삼성 QM6

르노삼성은 유독 SUV 부문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QM6가 등장하면서부터 현대차 싼타페나 기아차 쏘렌토와의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건 눈여겨 볼 대목이다.

QM6는 인기를 모은 SM6와 패밀리룩을 이루며, 창조적이면서도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SUV로서 힘있고, 역동적이며, 강인한 스탠스를 취한다.

올모드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해 한층 안정적이면서도 탄력적인 주행 감각을 지닌다. 르노삼성 브랜드는 대중브랜드이면서도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QM6는 이 같은 르노삼성의 기본적인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디자인이나 주행감에서 차별화된 감성을 느끼게 하는 SUV이다.

■ 쌍용차 티볼리

티볼리는 그동안 적자에 허덕여온 쌍용차에게는 메마른 사막에 한 줄기 빗줄기와도 비견되는 모델이다.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가 포진한 소형 SUV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지닌다는 것도 놀랍다.

티볼리는 톡톡 튀는 유니크한 디자인 감각을 지녔는데, 국내 소형 SUV 중에서는 유일하게 4WD 시스템이 적용됐다. 여기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핸들링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티볼리는 소형 SUV이면서도 720ℓ의 적재 공간을 마련해 실용성을 높인 것도 주목된다. 현대적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 반영했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이나 긴급제동시스템 등 최첨단 고급 안전 사양을 갖춘 것도 티볼리만의 강점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E300

E300은 벤츠가 7년만에 새롭게 내놓은 풀체인지된 모델인데, 최근의 자동차 주행 기술이 대거 적용된 게 특징이다. 벤츠의 130년 역사상 가장 최신의 최첨단 기술이 포함됐다는 얘기다. 주행중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한동안 달려도 스스로 알아서 주행한다.

벤츠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E클래스 하나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라는 건 빈말이 아니다. D세그먼트에 속하는 E300은 벤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감각에 탄력적인 주행감은 맛깔스럽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세단, 비즈니스 세단으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쉽고 직관적인 터치 방식의 터치 컨트롤 스티어링 휠 버튼이나 좌우 각 84개의 LED로 구성된 멀티빔 헤드램프, 자동 주차 기능인 파킹 파일럿 등은 실용성과 함께 감성을 높이는 요소다. E300을 보면, 벤츠가 왜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지 어렵잖게 알 수 있다.

■ BMW 740Li

740Li는 BMW의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에 속하는데, 그동안 BMW가 퍼포먼스만을 강조해 왔던 모델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BMW는 영원한 라이벌로 벤츠를 들고 있는데, 벤츠를 이기기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차가 바로 740Li이다.

벤츠는 트렌드에 맞춰 신차에 감성을 강조해온 반면, BMW는 달리기 성능에 치중해왔다. 740Li는 BMW의 장점에 감성적인 부분까지 치밀하게 적용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스마트 키만을 통해 매우 좁은 주차 공간이나 차고에 차를 주차할 수도 있다. 여기에 최첨단 자율주행시스템을 대거 적용한 것도 매력적이다.

신형 740Li는 1977년 이후 6세대 모델에 속하는데, 유려한 곡선 라인은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디자인 감각을 지닌다. 카본 코어 구조로 차체 중량을 130kg까지 감소시킨데다, 럭셔리 세단 부문에서는 유일하게 레이저 라이트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맞은 편 차선 운전자의 눈부심을 유발하지 않는다.

■ 볼보 XC90

XC90은 볼보의 최고급 SUV에 속하는데,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파워풀하고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기능미와 함께 심플함이 강조된 디자인 감각은 현대적인 모습이다.

12개의 LED를 통해 주행속도나 경고, 정보 기호 등의 주행정보를 전달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여기에 교차로에서 추돌 위험성과 움직이는 동물과의 추돌 상황을 감지해주는 긴급제동시스템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평행주차는 기본이고 직각 주차까지 지원한다.

볼보는 그동안 업계에서 안전의 대명사로 통해왔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포함한 최첨단 안전시스템은 XC90만의 강점이다. XC90에는 파일럿 어시스트라는 시스템이 적용돼 반자율주행차라고 불린다.

한편, 협회는 오는 20일 올해의 차 최종 후보 10개 모델을 대상으로 실차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이달 28일 결과를 최종 발표한다. ‘2017 올해의 차’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서울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과연 올해의 차에 어떤 모델이 등극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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