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

올해는 어느 해보다 변화가 많았고 국내외 현안이 쏟아지면서 기복도 컸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더욱 이슈가 많아서 10대 이슈가 아니라 20대 이슈를 꼽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는 국정논단으로 국가 차원에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어 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당분간 포기해야 할 정도이지만 무난하게 극복할 것으로 믿고 싶다.

9월말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로 사람의 만남과 대화가 단절되면서 아직도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본래의 취지를 살려야 하는데 무리한 법적 확대로 그나마 건전한 만남까지 단절되면서 어려움은 가속되고 있다. 아마도 개정이 되려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이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의 먹거리가 도태되지나 말아야 하는데 후유증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골프 / 사진=폭스바겐

연초는 역시 작년에 이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가 관심의 핵심이었다. 미국의 약 16조원 합의를 쳐다보면서 우리는 더욱 부작용이 커지면서 결국 인증서 위조 등으로 300억 원이 넘는 국내 최고의 벌금이 부과되고 폭스바겐과 아우디 일부 차종이 판매중단이 됐다. 약 6만대에 이르는 공백을 일본차와 미국차 등이 나눠 먹는 현상이 발생했다. 아직 폭스바겐 12만대가 리콜 대기 중이어서 내년으로 넘어가도 불씨가 남아있는 형국이다.

QM6, SM6 /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을 살기기 위한 전반기 개별소비세 인하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으나 복귀된 후반기는 역시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판매는 줄어드는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현대차의 판매 감소와 현대차 그룹의 점유율 60% 이하 하락은 치열해진 시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6개월 이상 신차종이 없었던 현대차는 그나마 연말에 그랜저라는 신차를 통해 다시 한 번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고 이는 내년으로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국내 마이너 3사 메이커의 선전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차종 투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SM6와 QM6라는 신차종을 통해 10%가 넘는 판매율 성장을 보여 그 가능성을 크게 올린 한 해였다. 결국 마이너 3사의 상승은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Q50S 하이브리드 / 사진=인피니티

올해는 디젤게이트의 여파로 친환경차의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실제로 판매율 증가로 나타난 한 해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반기 미세먼지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커졌고 미세먼지 유발 요인 중의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는 디젤차에 대한 규제도 점차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약 70%의 점유율을 보였던 승용 디젤차 중심의 수입차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이전의 승용 디젤차 중심의 판매는 관심도 하락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발맞춰 일본의 하이브리드차와 미국차 등 그동안 판매율이 신통치 않았던 수입사들의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통하기 시작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 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도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1만대 공급이라는 목표로 추진했고 어느 해보다 노력을 기울였으나 소비자의 반응은 신통치를 않았다. 아직 충전 인프라 한계나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인식과 미래에 대한 확신 부족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보다도 뒤진 우리의 전기차 보급과 개발이 향후 우리의 미래 먹거리에서 한 걸음 뒤진 형국을 고착시키는 것이 아닌 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오는 2017년은 정부 차원에서 더욱 높은 전기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BMW 커넥티드 / 사진=BMW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화제는 바로 자율주행차일 것이다. 연초 완벽하다던 미국 구글카가 접촉사고를 일으키면서 불완전하다는 인식이 커지게 됐고, 이어 발생한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의 운전자 사망사고는 더욱 자율주행차에 대한 고민을 주었다. 이와 더불어 미래 자동차의 화두인 커넥티드카나 스마트카 등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다툼도 더욱 치열해지는 한 해였다.

삼성전자 사옥

자동차용 센서나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은 물론 각종 반도체와 이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은 부가가치가 높은 항목인 만큼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자동차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반기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는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삼성전자가 본격 자동차 전장분야로 진입하는 계기가 돼 향후 치열한 자동차 전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향후 수년간 미래 자동차에 대한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적과의 동침은 물론이고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내 정국도 대선 체제로 바뀔 것이고 미국발 트럼프 당선자에 의한 보호무역 경향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도 큰 관심이 될 것이다.

내년은 고민거리가 더욱 많아질 만큼 해결과제가 넘치는 형국이다. 지난 역사에서 우리나라는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지금의 선진국 수준까지 이른 유일한 나라가 됐다. 지금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해 다시 한 번 재도약의 불을 지피리라 의심치 않는다.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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