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만 M&A로 '스마트카시대' 이끌 핵심리더로
LG전자 연말인사 개편에 'VC사업본부' 강화
전장시장 연 13%씩…2025년 1864억달러 성장

삼성과 LG가 자동차 전장(電裝)시장을 놓고 벌이는 한판승부가 점입가경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 뛰어든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세계 전장시장 규모는 한해 평균 13%씩 성장하며 오는 2025년까지 186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완성차업계의 티어1(1차 협력사)이 되겠다며 전장사업 시장에 선전포고를 했다. 뒤늦게 전장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선도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줄이고 진입장벽이 높은 부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국내기업으로서는 역대 최대규모인 80억달러에 하만을 인수합병(M&A)하면서 '스마트카 시대'를 이끌어나갈 핵심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미래먹거리로 선정한 전장사업에 뛰어든지 1년만에 이 분야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 것이다.

지난 2015년 12월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 및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이후 1년만에 이룬 성과다.

다만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시기는 1년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2017년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스마트카 사업의 속도는 정부 승인이 조기에 나올 경우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보일 전장사업을 ▲IVI(In-Vehicle Infotainment·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통신장치가 부착되어 외부와 운전자와 소통) ▲자율주행차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만 인수는 삼성에게 글로벌 전장사업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IT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의 부가가치를 향상하는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등 개인과 가정, 오피스 분야에서 갈고닦은 삼성전자의 기술을 자동차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 영역이 아닌, 미래 자동차 시장을 노린 포석이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하만은 GM, 벤츠, BMW,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며 인포테인먼트 10%, 텔레매틱스 10% 등 스마트카 전장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OLED와 반도체, 커넥티드 카의 필수품인 통신 기술 등이 접목되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장 부품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LG전자는 연말 인사를 통해 VC사업 육성의지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 1일 발표한 인사를 통해 VC사업부를 대상으로 ▲책임 부서를 세분화하고 ▲글로벌 거점을 구축한다는 차원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B2B에서는 VC사업본부에서 IVI사업부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사업을 통합해 카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e-PT(electric Powertrain) 및 VE(Vehicle Engineering) 사업 등 친환경 전기차 부품 분야를 '그린사업부'로 통합하는 등 고객 밀착형 조직으로 재편했다.

VC사업 강화를 위해 본부 산하에 고객 거점 지역별 개발, 생산, 품질, 영업을 총괄하는 북미사업센터, 유럽사업센터, 중국사업센터를 운영한다. B2B부문에 'B2B마케팅FD'를 신설, 전사적 B2B마케팅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들은 LG전자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거점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부품 수출 등에 공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했다. 차근차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데 대한 대비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최근 청라지구 인천 캠퍼스에 미국 자동차 업체 GM의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Bolt)'에 공급할 11종의 부품을 생산하는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는 최근 도요타와도 차량용 텔레매틱스 부품 납품 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 그룹과도 양해각서를 체결해 커넥티드 카 서비스 플랫폼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운전자들이 스마트 홈 서비스 및 위치기반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트렌드 기반 자체가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 방향성을 움직이고 있으며 이번 LG전자 인사는 그에 대한 회사의 방향 맞추기로 본다"며 "VC사업부 실적이 MC사업부로 상처받은 LG전자의 자존심을 만회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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