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車전장시장에 '사업 역량 집중'
전자와 시너지 효과 기대...'내년부터 본격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새로운 성장동력인 스마트카 시장의 급속히 확대되면서 재도약의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두 회사는 주력사업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전장사업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스마트카용 전장사업 시장은 연 13%의 성장세를 보이며 급격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542억 달러(약 63조7800억원) 규모였던 이 시장은 오는 2025년에는 1864억 달러(약 219조34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글로벌 스마트폰 출고대수는 사상 최대인 14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는 전년 대비 1% 늘어난 수치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지난해에만 해도 10.4%였으며, 2012년에는 47%에 달했다.

이런 환경에 맞춰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은 LG전자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자동차 쪽으로 사업 역량을 적극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해' 보낸 삼성전기, 내년 전망 밝아

HDI와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등의 스마트폰 부품 등이 실적의 중심인 삼성전기는 올해 그야말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3분기에는 매출 1조4673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영업익은 무려 87.4%나 줄어들었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 여파로 남은 4분기 실적도 어려워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5조9438억원, 영업익은 80.2% 떨어진 59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밝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2017년 영업익이 올해 대비 400% 증가한 2606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실적이 부진한 탓에 예측되는 기저효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전장용 카메라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기판, 수동부품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회사"라며 "융복합 기술과 혁신공법을 통해 차량용 카메라모듈 등 미래 견인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3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후방형 카메라에서 센싱용 카메라로 진출해 기술수준을 끌어올렸고, 이에 따른 매출도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부가 주차보조 카메라 시스템 공급을 계기로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카메라 시스템 사업에 본격 진입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삼성전기는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 통신모듈뿐 아니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수동소자사업에서도 차량용 전장부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11월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기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전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를 통해 삼성전기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수동부품의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의 전장사업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매출은 70억 달러, 영업이익은 7억 달러(직전 12개월 기준)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디오 브랜드 하만카돈, JBL, 바우어앤윌킨스(B&W), 마크레빈슨, AKG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하만의 매출 중 65%는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 달러(약 28조128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점유율은 24%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인포테인먼트 전체에서는 2위(10%)를 차지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2위(10%)다.

현재 삼성전기는 보쉬, 컨티넨탈 등의 글로벌 자동차 1차 협력사에 AVN과 텔레메틱스용 전장 MLCC를 공급하고 있다.

하만도 삼성전기의 기존 거래처 중 하나였던 만큼 이번 삼성전자의 인수에 따라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또 '갤럭시노트7' 사태로 절치부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예정인 갤럭시S8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LG이노텍, 전장부문 경쟁력 높아…전자 VC사업부와 시너지

LG이노텍 역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유는 LG전자의 G5 흥행 부진 때문이다.

3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1.2% 감소한 1조3800억원, 영업이익은 66.1% 줄어든 20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3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1조원을 넘는 매출과 400억원 이상의 영업익을 올리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가 탑재되는 트랜드 덕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여기에 내년부터는 전장부품사업, 패널부품 등 추진해온 신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빅3 중 하나인 GM(제너럴모터스)는 지난 10월 순수전기차 볼트를 출시했고, GM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이노텍의 입장에선 볼트의 흥행으로 인한 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 부문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할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주 가능 차량용 전장부품군을 확대하고 거래선 내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에 집중을 하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 3년 넘게 매년 4000억원씩 투자를 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2017년 전장부품사업에서 올해보다 15% 늘어난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차량 사업에 진출한 IT업체 중 성과가 가장 빠르다"며 "차량용 모터 센서 위주에서 차량용 LED,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터치윈도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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