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여성 운전 금지한 유일한 나라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최근 이 나라의 왕자가 “여성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의 꿈’이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성들이 차를 타고 이동하려면 남성이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앉아야 한다. 직장에 나가거나 멀리 이동하기 위해서는 남성 운전수를 고용하거나 택시 또는 남편의 차를 이용해야 한다.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사우디와 같은 사막이 많은 곳에서 차가 고장 나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할 위험이 높다”, “여성이 운전석에 앉으면 자유롭게 홀로 집을 떠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여성들의 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1년부터 사우디 여성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해 #WOMEN2DRIVE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여성 운전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이어져 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Al waleed bin Talal) 왕자가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논쟁을 끝내자. 이제 여성들도 운전할 때다”라며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야하는 이유가 담긴 장문의 성명을 게재했다.
그는 “여성들의 운전을 막는 것은 교육이나 독립적 정체성의 권리를 금지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그들은 전통적인 사회 방식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종교관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욱 엄격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들은 그의 이번 발언이 현재 사우디의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4년 이후 유가 폭락으로 재정 적자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이 무관치 않은 것이 그는 “사우디에서 매일 아침 출근을 위해 교통수단이 필요한 여성이 100만 명이 넘는다”며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면 여성의 사회진출을 방해해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드라이브 이다정 기자=dajeong.lee@thedri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