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각 그랜저의 신화, 1세대 그랜저(L)
1세대 그랜저는 1986년 7월 24일에 출시됐다. 전체적으로 직선 위주로 디자인돼 선 외곽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각(角) 그랜저라고도 부른다.
탄생 배경은 유럽 포드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 판매하던 그라나다가 대우 로얄 살롱을 넘어서지 못해 현대차가 새로운 대형 세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섣불리 독자 개발에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의 공식 스폰서였던 대한민국의 현대차가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공업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차체와 디자인은 현대차가 담당했고 엔진과 파워 트레인, 설계는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이 담당했다.
대한민국 대형차 최초의 전륜구동 방식으로 출시 후, 대우 로얄 시리즈가 장악하던 대형차 시장에서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에는 2.0ℓ 시리우스 MPI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만 적용됐지만, 후에 2.4ℓ 시리우스 MPI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등이 추가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1세대 그랜저는 일본에서 미쓰비시 데보네어(2세대)로 판매됐던 적도 있긴 했지만 토요타 크라운, 닛산 세드릭에 밀려 인기를 끌지 못했다. 1989년 9월에는 V6 3.0ℓ 사이클론 MPI 엔진이 추가됐다.
안전 시스템은 ABS와 ECS가 적용됐으며, 사이드 가니시와 15인치 알루미늄 휠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것과 함께 선보인 1990년형은 리어 램프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단종된 지 20년 이상 된 지금도 상당수를 종종 볼 수 있으며,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1세대 그랜저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생산됐고, 총 9만2751대가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