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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진 칼럼] 신비주의가 강조돼온..자동차 정비 개선책
지난 80년대나 혹은 90년대 신비주의를 가진 연예인들이 기억나는가? 대표적으로 서태지, 김동률, 안혜지, 신수지 등이 있다. 흔히 이들은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전략이라고 하여 신비주의 스타들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나이부터 시작해서 가명이나 예명을 제외하고는 밝혀진 것들이 거의 없는 스타들인데 심지어 공개한 나이조차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점점 시간이 지나며 2000년대 2010년대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신비주의가 사라져 갔지만, 자동차 수리업계만큼은 그렇지가 않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수리업계만은 더욱 신비주의가 강해졌다.
소비자는 차량에 문제가 생겨 수리업체에 찾아가도 정확한 수리비용을 알 수 없다. 오로지 “공임비죠...”라는 한 단어로만 설명하기 일쑤다.
대체 공임비가 무엇이길래 이 금액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공임비라고만 대답할까? 보통 자동차 수리비는 공임 비용 + 부품비용으로 산출된다. 그중에서 공임 비용은 표준 정비 시간에 시간당 공임 비용을 곱하게 되어서 나오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표준 정비 시간은 자동차 정비사업자 단체가 정하여 공개하고 사용하는 정비작업별 평균 시간을 뜻한다. 하지만, 실제로 자동차 수리업계에서는 이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아직까지 매장마다 견적금액이 달라 소비자들은 꾸준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년부터 정부에서 자동차 표준 공임제를 실시하여 정비사업자 단체가 정한 표준 정비 시간의 공개를 의무화를 하는 자동차 표준 공임제를 실시했는데, 시행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다 할 개선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대 블루핸즈나 기아 오토큐와 같은 브랜드 A/S의 경우 이러한 부분들이 일정 부분 지켜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브랜드 A/S 조차 완벽하게 지켜지진 않고 있는데 브랜드 A/S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일반적인 정비업소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지켜질리는 없다.
그렇다면 자동차 정비 업계가 아직까지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이유가 뭘까? 인터넷에 표준 정비 시간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면 정비기술자들의 카페 혹은 동호회에 그들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는데 몇 가지 간추려보면 “수십 년을 정비한 내가 진단하고 일하는데 그 가격을 다른 사람이 측정하게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내가 일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아 금액을 책정받아야 하나?”라는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의견들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물론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동차 표준 공임제는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분명 필요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책을 진행하는데 그들의 자부심과 프라이드를 고려하지 않았다.
현재 정비기술자들은 젊은 사람도 있겠지만 몇십 년간 정비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이다. 그들 모두가 수십 년간 하면서 정비라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프라이드를 지켜나가고 있는 것을 정부는 표준 공임제를 실시해!라는 단 한 마리도 그들의 자부심과 프라이드를 찍어 눌러 버린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정비기술자들에게 반발심을 심어주었고 지금에 와서는 정부가 진행한 자동차 표준 공임제를 무시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소비자들을 위해서 자동차 표준 공임제는 필요하다. 정비기술자들의 프라이드를 지켜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금처럼 강제성이 짙다면 현장에서 그대로 따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도 정비기술자도 약간씩만 양보하면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한 부품을 교체할 때 드는 비용이 10만 원이라고 한다면 정비기술자들에게 20% 정도 금액을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게재한다면 어떨까?
소비자는 제한되어 있는 금액 중에 가장 저렴한 곳을 찾으면 된다. 무조건 싸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처럼 지금 수리받는 비용이 저렴한지 혹은 비싼지 아예 알 수 없지는 않다.
정비기술자는 제한된 금액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금액을 어느 정도 만들 수 있다. 기존처럼 과다청구가 아니냐고 싸우지도 않아도 되고 합당하게 받을 수 있는 금액도 당당하게 받지 못했던 상황이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소비자들과 정비기술자 모두가 손해보지 않는 방법을 찾아 이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길 바라본다.